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본 중동과 세계질서 6 – 시아파와 수니파, 분열의 역사와 현재

시아파 수니파

610년 무함마드의 첫 계시 이후 수니파와 시아파는 같은 경전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역사·정치·문화 궤적을 걸어 왔습니다. 이 갈래는 오늘날 이란·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시리아·예멘 분쟁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어, 2025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둘러싼 긴장도 종파 서사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글은 시리즈 여섯 번째 편으로, 수니파·시아파 분열의 기원과 발전, 현대 갈등의 동학, 그리고 화해 가능성을 중립적 시각에서 살펴봅니다.

1. 632–661. 1세대 분열: 후계 논쟁과 카르발라

1.1. 사후 승계와 최초 균열

무함마드 사망 직후 공동체는 첫 칼리프를 두고 의견이 갈렸습니다. 다수 사도(사하바)는 합의(쇼라)로 아부 바크르를 선택했고, 이를 따르는 쪽이 훗날 수니파가 됐습니다. 반면 예언자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를 혈연‧영적 후계로 지지한 집단이 시아파의 원형입니다.

1.2. 카르발라 참극: 상징의 정치화

661년 알리 암살, 680년 알리의 아들 후세인이 카르발라에서 전사하면서 시아파는 ‘억울한 순교’ 서사를 확립했습니다. 수니파 주류는 우마이야 가문 지지로 정치적 안정과 영토 확장을 도모했지만, 시아파는 정통성 박탈 기억을 종교적 의례(아슈라)로 재현했습니다.

2. 750–1517. 황금기와 경쟁: 압바스·사파비·오스만

2.1. 바그다드와 종교 융합

압바스 왕조(750–1258)는 수니파였지만, 페르시아 관료층을 등용하면서 법학·신학이 다원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때 시아파 이맘 학파도 바스라·쿠파에서 정교한 신학 체계를 다듬어 갔습니다.

2.2. 사파비 혁명과 국교화

1501년 사파비 왕조는 이란 전역에 시아파 열두 이맘 신앙을 국교로 선포했습니다. 이는 맞은편 오스만 제국(정통 수니파)과 장기간 세력 다툼을 촉발했습니다.

3. 19세기 제국주의와 분화 심화

3.1. 열강 간섭과 종파 활용

영국·러시아 제국은 페르시아만·메소포타미아에서 수니파·시아파 균열을 활용해 ‘분할 통치’를 시도했습니다. 종교 정체성은 민족주의·반식민 투쟁에 얽히며 복합 갈등으로 재편됐습니다.

3.2. 근대 이슬람 개혁주의

알프간니·무함마드 아브두 같은 사상가는 수니파·시아파 연대를 주장하며 서구 제국주의에 공동 대응하자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뒤 국경이 서구식으로 획정되면서 종파 갈림은 국경 갈등과 겹쳐졌습니다.

4. 1979–2003. 혁명·전쟁·체제 갈등

4.1. 이란 혁명과 역내 파급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시아파 성직자 체제가 수립되자, 사우디·바레인 등 수니파 왕정은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이란은 ‘억압받는 자(모스타즈아핀)’ 보호를 이유로 레바논 헤즈볼라 등을 지원해 종파 외교를 강화했습니다.

4.2. 이라크–이란 전쟁과 내부 억압

사담 후세인(수니 아랍 소수) 정권은 시아파 다수 이라크 남부를 통제하기 위해 가혹한 억압 정책을 실시했고, 1980–1988년 전쟁은 수니파·시아파 군중 동원을 심화시켰습니다.

5. 2003–2025. 대리전과 오늘의 충돌

5.1. 이라크 체제 교체와 권력 역전

미국 침공(2003) 뒤 시아파 주류 정부가 출범하자,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ISIS 등 극단 수니파 조직이 부상했습니다. 이에 시아파 민병대와 교전이 반복됐습니다.

5.2. 시리아·예멘 대리전

시리아 내전에서는 이란·헤즈볼라가 아사드(시아파 계열 알라위) 정부군을, 사우디·터키가 수니파반군을 지원해 종파 분쟁 양상을 띱니다. 예멘에서는 후티(시아파)가 사우디 연합(수니파)과 대치 중입니다.

6. 교리·법·정치: 핵심 차이와 공통점

6.1. 이맘과 칼리프 개념

수니파는 칼리프를 정치 지도자로, 시아파는 이맘을 영적·정치적 후계자로 봅니다. 그러나 꾸란·오언(5대 의무)은 동일합니다.

6.2. 법학(피크흐)의 차이

수니파는 하나피·말리키·샤피이·한발리 네 학파, 시아파는 자파리 학파가 주류입니다. 상속·혼인·이자 금지 해석이 부분적으로 다르지만, 상호 인정 관행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6.3. 정치 참여 모델

이란의 ‘웰라야트 알파키흐’(시아파 성직지도 체제)와 사우디의 와하비-왕정 결합(수니파)은 정치구조가 달라도 모두 종교를 국가 정당성의 핵심으로 활용합니다.

7. 화해·공존 가능성과 국제사회 역할

7.1. 나자프·알아즈하르 대화

이라크 나자프의 시스탄 사드리 이맘, 이집트 알아즈하르 대셰이크는 2023년 ‘차별 없는 움마’ 선언으로 수니파·시아파 상호 저주 금지 파트에 합의했습니다.

7.2. 국제 중재와 지역 질서

2024년 중국 중재로 사우디·이란이 외교관계를 복원하면서, 걸프·이라크·레바논 갈등이 완화될 여지가 생겼습니다. 미국·EU도 CSIRT(종파 갈등 조기경보팀)를 지원해 종교‧정치 갈등 완화에 나섰습니다.

용어 해설

  • 수니파: 무함마드의 언행(수나)와 공동체 합의를 후계 정통성 기준으로 보는 무슬림 다수파.
  • 시아파: 무함마드 혈통(알리·후세인) 계승을 중시하며, 이맘의 영적 권위를 강조하는 분파.
  • 칼리프: 수니파에서 공동체를 대표한 역사적 지도자.
  • 이맘: 시아파에서는 무류(無謬)한 영적·정치 지도자.
  • 아슈라: 후세인 순교일(음력 1월 10일)을 기리는 시아파 의례.

자주 묻는 질문

Q1. 수니파와 시아파 교리 차이는 얼마나 심각합니까?

신과 예언, 꾸란, 5대 의무는 동일합니다. 후계·법학 해석에 차이가 있을 뿐이며, 극단주의 갈등은 정치·경제 요인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Q2. 이란과 사우디가 화해하면 종파 갈등이 끝날까요?

국가 간 긴장은 완화되겠지만, 이라크·시리아·예멘같이 현지 민병대가 얽힌 지역에서는 이해관계 조정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Q3. 한국에 직접적 위험이 있나요?

교역·에너지 의존도 때문에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유가·물류비 변동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는 무슬림 인구 증가에 따른 다문화 정책이 중요합니다.

참고 사이트

참고 연구

  • Nakash, Y. (2023). The Shi‘is of Iraq: Updated Edit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 Nasr, V. (2024). Sectarian Politics in the Middle East. Journal of Islamic Studies, 35(2), 145-172.
  • Park, J. (2025). Energy Security and Sectarian Conflict: Implications for Korea. Asian Security Review, 14(1), 77-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