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위치와 삶의 태도

통제위치

개인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건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자신의 선택, 주변 환경의 영향, 타인의 의도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미래를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모든 일이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느끼면서 수동적으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처럼 개인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중요한 심리학 개념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를 “통제위치”(영어로 locus of control)라고 부릅니다.

통제위치 개념은 20세기 중반 이후 심리학 연구에서 꾸준히 다뤄져 왔으며,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자존감(self-esteem), 동기(motivation) 등 여러 심리적 지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통제위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심리적 차이가 나타나는지는 수많은 학자들의 이론과 실증적 연구를 통해 조금씩 구체화 되었습니다. 또한 현대 사회가 개인의 자기 주도적인 삶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통제위치는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다양한 심리 상담과 코칭 프로그램에서도 핵심 요소로 다뤄지기 시작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통제위치의 정의, 내적 통제감과 외적 통제감의 특성, 그 형성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해 삶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통제위치에 따라 개인이 어떤 심리적 이점을 얻거나 한계를 맞이하는지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또한 통제위치를 건강하게 활용하는 방법과 실제 생활 속 적용 사례도 함께 다룸으로써, 독자 여러분이 자신의 사고방식을 점검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 글은 심리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토대로 작성되었지만, 가능한 한 전문용어의 난도를 낮추고 일상 언어로 풀어쓰도록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마다 이해 속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반복해서 읽거나 추가 자료를 참고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복합적이고 섬세하므로, 통제위치라는 개념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통제위치의 이해는 삶을 바라보는 우리 태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1. 통제위치(locus of control)의 개념

통제위치란, 개인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이나 결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뜻하는 심리학적 개념입니다. 간단히 말해,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어!”라는 내적 통제감이 강한지, 아니면 “어쩔 수 없어. 운이나 환경에 달렸을 뿐이야.”라는 외적 통제감이 강한지에 따라 통제위치를 구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통제위치가 심리학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개인의 믿음 체계나 태도가 그 사람이 처한 실제 환경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어떤 사람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다고 믿고 실행’에 옮기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스스로를 제한하여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게 됩니다. 이와 같은 차이는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성공 경험, 자존감, 동기, 대인관계,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통제위치는 초기에 사회학과 인지심리학의 교차 지점에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이후로도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검증과 확장이 이뤄져 왔습니다. 특히 조직 심리학이나 교육심리학 분야에서는 업무 성과나 학업 성취도와도 연관 지어 연구가 진행되어, 내적 통제감을 지닌 사람이 업무나 학업에서 더 적극적이고 목표 달성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예외가 없을 수는 없으나, 일반적인 경향성으로는 내적 통제감을 가진 사람들이 삶의 여러 영역에서 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그러나 ‘통제위치가 좋다, 나쁘다’라는 이분법적 판단보다는, 각 개인의 통제위치가 어떠한 맥락에서 형성되어 왔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차분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제위치는 특정 상황이나 영역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통제위치가 갖는 복합적인 의미와 활용성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2. 내적 통제감: “내가 나의 삶을 이끈다”

‘내적 통제감(internal locus of control)’이 높은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의 주된 원인이 자신의 선택, 행동, 노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현재 결과는 내가 만들어낸 것이고, 앞으로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라고 믿는 태도입니다. 이런 내적 통제감을 지닌 사람들은 목표를 세울 때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 전략을 마련하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2.1 내적 통제감의 장점

  1. 동기 부여
    내적 통제감이 강한 사람은 “결국 이 문제도 내가 움직이면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처음에는 두려운 도전이라 해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강한 동기 부여와 자기효능감을 형성해, 막연한 꿈보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성취 플랜을 세워나가게 합니다.
  2.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적 통제감을 가진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놓쳤고, 어떻게 해야 개선할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이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3. 자존감 상승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주어진다고 믿는다면, 실패를 경험해도 “이번에는 계획이 조금 미흡했지만, 다음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라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존감의 기초를 이루는 ‘자기 존중’을 지탱해 주는 강력한 근간이 되며, 장기적으로 마음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입니다.

2.2 내적 통제감이 극단적으로 치우쳤을 때의 단점

그러나 내적 통제감이 극도로 강해지면, ‘모든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과도하게 믿어서, 타인의 도움이나 환경의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예컨대 조직 생활에서 공동 작업이 필요한데도, 모든 것을 자기 방식대로 처리하려다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 조건이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게 만들 때도, 과도한 내적 통제감은 스스로를 불필요한 압박과 좌절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내적 통제감은 개인의 주도성과 문제 해결 능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상황 맥락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해야만 그 효과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적 통제감을 지나치게 미화하기보다는, 자신의 자원(시간, 역량, 재정, 건강 상태 등)과 외부 환경을 적절히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3. 외적 통제감: “세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에 반해 ‘외적 통제감(external locus of control)’이 높다는 것은, 개인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의 주요 원인이 운, 우연, 환경, 혹은 권위적인 타인의 결정 등에 있다고 믿는다는 뜻입니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으며, 내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느끼기에, 어떤 사건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려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3.1 외적 통제감의 장점

  1. 과도한 자책에서 자유로워짐
    외적 통제감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일이 잘못되어도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라고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지나치게 비난하거나 자책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적 통제감이 극단적으로 높아 무리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과 달리,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측면이 존재합니다.
  2. 위험 요소에 대한 유연한 대응
    환경의 영향을 인정하는 태도는, 때로는 세심한 위험 인지와 대응책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경제 상황이나 날씨 변화 등에 대비해야 할 때, 외적 통제감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유연한 대처 방법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3.2 외적 통제감이 높을 때의 단점

하지만, 외적 통제감이 지나치게 높으면 개인의 능동적 태도가 심각하게 저해되어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학습된 무기력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면서, 시도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심리적 상태입니다.

이 상태가 장기화하면 생활 전반에서 의욕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수동적이 되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자기효능감과 동기가 높아지지만, 반대로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했다 느끼면 삶의 의미 자체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상황적 책임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음을 인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라는 안도감과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라는 체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4. 통제위치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통제위치는 선천적인 기질과 더불어, 후천적인 학습과 경험을 통해 서서히 형성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학계의 견해입니다. 물론 유전적 성향이나 기질이 일정 부분 작용할 수 있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가정환경, 학교 교육, 친구 관계, 사회적·문화적 가치관 등이 통제위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4.1 가족 환경과 양육 태도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주는 피드백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문제가 생겼을 때, “네가 원인을 찾아 해결해 볼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가정에서 자라면 내적 통제감을 키우기 쉽습니다. 반면, 늘 “이건 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야. 그냥 운이 없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거나, 부모가 지나치게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면 아이의 외적 통제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의 표현이나 보상 체계가 일관성이 없이 운영되면,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해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하며 혼란스러워합니다. 이 경우, 아이에게 “노력해도 소용없구나”라는 무력감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외적 통제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4.2 사회·문화적 가치관

다음으로, 사회적·문화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 책임이 강조되는 문화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내적 통제감이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거나 권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공동체 의식과 운명을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외적 통제감이 높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각각의 문화가 가치 있게 여기는 미덕과 부합하는 형태로 개인의 통제위치가 적응해 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4.3 개인적 성공·실패 경험

마지막으로, 개인이 경험한 성취와 실패도 통제위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반복된 성공 경험은 “내 노력과 실행이 의미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여 내적 통제감의 성장을 돕습니다. 반대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줄곧 실패만 겪었다면 “결국 다 소용없다”라는 외적 통제감을 키울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한두 번의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라 ‘대체로 어떠한 패턴’으로 인생의 사건을 해석해 왔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5. 통제위치에 따른 삶의 태도 변화

통제위치는 단지 “내가 잘 통제해!” 혹은 “세상이 다 정해놨어!”라고 믿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과 삶의 태도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내적 통제감을 가진 사람은 대개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특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외적 통제감이 높으면 방관적 자세, 불안정한 심리 상태, 혹은 운이나 우연을 과하게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5.1 자기 주도적 학습 및 직업 태도

교육현장에서 통제위치가 갖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내적 통제감이 높은 학생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공부 전략을 찾아내며, 실패했을 때도 원인을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학업 성취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직업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반면 외적 통제감이 높으면, 성적이 낮을 때 “시험 문제가 이상했다” 혹은 “선생님이 나를 싫어한다” 같은 외부 요인만을 탓하고 자신의 학습 방법을 개선하려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업무 성과가 저조하면 “운이 안 좋았을 뿐”이라고 넘기거나 환경을 비난하여 자기 발전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5.2 대인관계와 갈등 해결

내적 통제감을 가진 사람은 갈등이 생겼을 때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대화를 시도하거나, 문제 상황을 해소하는 적극적 방법을 고려합니다. 이는 갈등이 커지기 전에 완화하거나, 책임 소재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도 협력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세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외적 통제감이 강하면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피하거나, 갈등의 책임을 전적으로 상대방 혹은 외부에 돌리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상대방은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느껴 상호 신뢰가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5.3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 건강

삶에서 스트레스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심리 건강이 크게 달라집니다. 내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꿀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수용함으로써, 과도한 불안과 무력감을 줄입니다.
반면 외적 통제감이 높으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기력하거나 방어적으로 굴기 쉽고, 자칫하면 회피나 부정적인 사고패턴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문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6. 건강한 통제위치란?

통제위치는 극단적으로 내적 혹은 외적으로 치우친 상태가 반드시 최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적 통제감이 지나치면 독선적이거나 과도한 자기 비난에 시달릴 위험이 있고, 외적 통제감이 지나치면 학습된 무기력과 회피 성향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통제위치’란 무엇일까요?

6.1 자기 영향력과 현실 인식의 균형

건강한 통제위치는 “내가 개입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를 합리적으로 파악하고, 그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되, 불가능한 부분까지 억지로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자주 던지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1. “이 문제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가?”
  2.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그 상황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를 통해 자기 책임을 분명히 하되, 과도한 자기 비난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외부 요인으로부터도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유연함을 갖게 됩니다.

6.2 상황적·관계적 특수성 고려

통제위치는 언제나 맥락적입니다. 예컨대 직장에서의 업무 성과는 상당 부분 개인 역량과 태도에 달렸을 수 있지만, 반대로 국가 경제 상황이나 업계 흐름처럼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요인도 작용합니다. 이때 건강한 통제위치를 지닌 사람이라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협력이나 전문적 조언을 구하겠다”라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성격, 가치관, 의사 결정권 등 다양한 요소를 인정해야만 갈등의 해결책을 찾거나 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결국, 통제위치는 특정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과 타인의 영향 범위를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과도 직결됩니다.

7. 통제위치를 개선하는 방법

내적 통제감이 너무 낮거나, 외적 통제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라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통해 조금씩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7.1 작은 성공 경험 쌓기

자신이 주도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 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일상적인 습관 하나를 바꾸거나, 단기적인 과업을 설정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 보는 식입니다.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한 노력으로 결과를 얻었다’는 경험을 축적하면, 내적 통제감이 서서히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7.2 인지 재구조화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 재구조화(cognitive restructuring)는, 특정 사건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해석을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바꾸는 기법입니다. 외적 통제감이 과도한 사람은 실패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역시 환경 탓이지, 난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때 “정말로 아무런 대안이 없었는지?”나 “부분적으로라도 내가 할 수 있었던 행동은 없었는지?”를 떠올리며 사고 패턴을 재점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7.3 자기관찰과 피드백

자신이 일상에서 어떤 태도로 사건을 해석하는지를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 일과를 기록할 때 사건의 원인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그 결과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를 적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기나 셀프 모니터링을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해석 패턴(“내가 늘 운이 나빠서 그렇다” “나는 어차피 할 수 없다”)을 발견하면, 그 부분을 조금씩 수정하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7.4 전문가 상담 활용

만약 통제위치의 불균형 때문에 학습된 무기력이나 우울, 불안이 심각해졌다면, 심리학 전문가(상담사, 임상심리학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는 개인의 상황과 과거 경험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인지행동치료(CBT)나 긍정심리학 기반 상담 등 다양한 접근법을 사용하여 통제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8. 일상 속 통제위치 적용 사례

이제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통제위치가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8.1 재정 관리

  • 내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월말에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즉시 지출 구조나 소비 습관을 수정하려고 합니다. 예산 초과가 생기면 ‘내가 계획을 잘못 세웠구나’라고 인정하고 개선책을 마련합니다.
  • 외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돈이 부족해도 ‘요즘 경제가 안 좋다. 어쩔 수 없지’라는 식으로 넘깁니다. 소비 습관의 문제를 자각하기보다 늘 주변 환경 탓을 하거나 일시적인 운을 기대합니다.

8.2 대인관계 충돌

  • 내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표현 방식을 바꾸거나 상대방을 이해하려 애씁니다. 상대방의 오해를 풀기 위한 문제해결책을 직접 제안하기도 합니다.
  • 외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저 사람이 이상하니 별수 없지”라며 갈등을 해결할 의지 자체를 갖지 않습니다. 결국 불편한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될 확률이 높습니다.

8.3 건강 관리

  • 내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건강 문제를 인식하면 의사나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식단 조절이나 운동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실천합니다. 예기치 못한 질병이 찾아오더라도 ‘어떻게 하면 회복 과정을 조금이라도 더 원활하게 만들까?’라고 고민합니다.
  • 외적 통제감이 높은 사람: 건강상의 어려움이 생기면 “유전이니까 어쩔 수 없어” 혹은 “인생은 운이야”라고 생각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관리나 생활 습관 개선을 거의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같은 문제 상황이라도 통제위치에 따라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집니다. 물론 세상 모든 문제를 내 힘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적절한 내적 통제감은 실행을 위한 도전 정신과 문제 해결력을 높여줍니다.

9. 마무리하며

통제위치는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 개념입니다. 내적 통제감과 외적 통제감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며, 건강한 통제위치는 극단이 아닌 균형점을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역량과 외부 요인의 영향력을 균형 있게 인식할 때, 우리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창의력과 주도적인 태도가 중시되면서, 내적 통제감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적 통제감 역시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의 외적 통제감은 ‘내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환경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을 여지를 열어놓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통제위치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일상적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작은 성공 경험과 인지 재구조화, 전문가의 도움 등을 통해 자신의 통제위치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진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되고, 조금씩 더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어떤 과제를 앞두고 있다면, 혹은 업무나 학업에서 성취감을 더 높이고 싶다면, 이 글에서 소개한 방법들을 통해 통제위치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스스로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불변의 요소는 현명하게 인정하고 대처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결국 더 충실한 일상과 안정된 마음을 가꾸는 비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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